복지관으로 의미있는 편지와 후원금이 전달되어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글짓기대회에서 입상하시고 받은 상금을 후원해 주셨습니다.

좋은 글 함께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이하 내용은 후원자님의 동의를 얻어 공유합니다.


--------------------------------------------------------------------------------------------------------------------------------------------------------------------------------------------------------------


제목 : 너의 세상 속으로

작성자 : *

 

저는 9살 발달장애 아들을 키우는 엄마입니다.

엄마로써의 삶이 그리 유쾌하거나 행복하기만 한 건 아닙니다.

세상에 많은 부분을 이해받지도 못하고 이해시킬 수도 없고 이해를 구하지도 못함에 오는 자괴감, 상실감, 무력감에 마냥 의연해 할 수도 없었답니다.

때론 몰라서 오해해서 알 수 있으니 행동하고 말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만이 남고 변명도 설명도 미안해하기도 싫은 적도 많았습니다.

계속 반복적으로 이런 일들을 겪다보니 덤덤해지기는커녕 오히려 분노와 허탈감이 밀려오고 속 시원히 말하고 싶어도 차마 그 자리에서 말하지 못한 울분을 내 스스로 삼켜야 할 때가 많았습니다.

아직도 장애라는 말을 들을 때면 가슴이 먹먹해지고 저의 맘속에 거부반응이 일어나곤 합니다.

지금까지 아이를 키우면서 나름 최선을 다해왔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노력만큼 아이의 성장속도와 발달이 따라와 주지 않을 때

내 운명을 한탄하기도 하고 아이를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조금씩 내려놓는 연습과 받아들이는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와 전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제 마음이 제일 힘든 부분은 내가 겪는 고민과 힘듦을 더 이상 다른 사람과 같이 공감하지 못하고 저만 짊어져야한다고 생각될 때 힘들어서 마음에 병도 왔었습니다.

그리고 아이에 대한 모든 결정을 제가 책임지고 결정해야만 하는 그 무게감 책임감이 아이의 인생이 걸린 문제라고 생각하니 혼자 다 감당해내기가 부담이 되고 한계가 오기도 했습니다.

아이를 돌보는 일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힘에(체력적으로) 부치고 정신적 고통과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 포기하고 싶기도 하고 놓아버리고 싶기도 하고 멀리 도망가 버리고 싶을 때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엄마로써 부모로써의 책임감과 아이에 대한 미안함, 나의 운명이라 생각하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며 하루하루 절망하며 내일 다시 희망을 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가 힘을 내야지 행복해야지 우리 아이가 내 가정이 우리 가족이 행복해지는 것을 아니까요.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상황은 그대로지만 많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마음먹기 나름인 것처럼 그렇게 내 자신을 다독여 볼 때도 있고 어쩔 땐 정말 마음이 내 마음대로 안 먹어질 때도 많습니다.

지금 현재 상황 현실만 보게 되고 그럼 또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르고 끝도 없는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지지만

한편 장애든 비장애든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내 아이가 행복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지 다른 문제들이 뭐가 그리 중요한 부분이냐며

일반적인 관점에서 다르게 생각하며 아이에게 맞추어 생각하니 또 길이 열리고 한결 마음도 가벼워집니다.

 

특별한 아이를 키우다 보니 장애인에 대해서 접할 일도 많고 자연히 그런 세상 속으로 눈을 돌리게 되고

저도 힘들어봐서 여러 힘든 상황의 아이들과 장애인들을 보며 공감하며 같은 고민과 어려움을 이해하게 되고

어떻게든 저도 동참하거나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꿈도 키워봅니다.

세상에 이해받지 못하더라도 내가 다 알고 있고 이해하고 있으니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전에는 아이에게 왜 너는 말을 못해’ ‘왜 이것도 제대로 못해라고 구박도 하고 핀잔도 주고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답답할 때도 많았지만

이젠 제가 너와 소통하고 싶다고 나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을 하고 간절히 원하고 기도해봅니다.

예전에는 자꾸 아이를 나의 세상으로 끌고 오려고만 했던 나의 무심함에 후회를 하고 이젠 내가 아이의 세상 속으로 한걸음 한발자국씩 천천히 걸어가 보려 합니다.

제가 아이의 엄마니깐 그것이 당연한 이치겠지요.

아이 때문에 아이 덕분에 저는 한층 더 성장하고 아이와 함께 성장하며 성숙하고 시야를 멀리 내다볼 줄 알게 되었고,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할 줄 알며 나의 내적자아가 한층 더 무르익어가는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어떤 때는 아이아빠와도 소통이 안 되고 일이 바쁘다고 많은 시간 함께 보내지 못하게 되니

그럴 땐 정말 이 세상에 나와 아이만 있는 것 같은 소외감과 외로움마저 들 때 세상 끝으로 들어가고 싶었을 때도 많았습니다.

아이의 속도에 맞춰 기다려주고 이해하고 스스로 할 때까지 참고 다독여야 하는 게 생각보다 인내가 많이 필요하고, 아이의 관한 수업이라든지 학교선택, 어떤 병원을 가야하는지,

어떤 치료를 얼마나 더 받아야 하는지 그 수많은 선택들을 나 혼자 결정하고 감당해내고 책임지고 선택해야한다는 게 너무 버겁고 심적으로 부담이 많이 됩니다.

나의 선택으로 인해서 아이의 치료방향이 속도가 인생이 달라지는 건 아닌지 잘하고 있는 것인지 어릴 때는 부푼 희망을 갖고 뭐든 좋다고 하는 건 다해보고 해왔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고 아이의 상태를 인지하고 확인하며 앞으로 어떻게 키워야하는지 아이와 어떻게 행복하게 살아햐 하는지 고민하고 막막할 때

한없이 무너지는 나와 힘껏 싸워야할 때 참 괴로웠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쉴 수도 없는 상황 속에 저는 점점 지쳐만 가고 아이는 점점 커가고 힘도 부쳐감에 몸이 망가지니 마음까지 망가져 우울증과 무기력증이 계속되는 가운데 삶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까지 들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남편과의 관계도 소원해지고 경제적인 부분까지 어려움이 닥쳐오니 제가 해결할 수도 없고 어떤 방법도 찾을 길이 없다고 단정했습니다.

이젠 약도 먹고 남편과의 관계도 회복되고 다시 저의 자리로 돌아와서 가족 때문에 힘들지만 가족이기에 서로 위로해주고 아껴주고 누구보다 잘 알고 유일한 동반자이기에 보듬어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서로 한발 뒤에서 지켜보며 응원하고 있습니다.

무조건 아이를 위해서만 열과 성의를 다하는 게 아닌 이제 나를 사랑하는 법도 함께 해야 하며 아이와 남편과 함께 이끌어주고 챙겨줘야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저 혼자 이 모든 것들을 감내하며 다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감당하니 한계가 오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할 때 나 혼자 다 할 수 없다는 걸 깨닫고

이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아이에게 사랑과 최선을 다하자고 그것으로 족하다고 마음과 행동을 바꾸게 되니 한결 마음에 여유가 생겨서 아이를 돌보는 일이 전보다는 수월해지고 제 마음에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저도 엄마이기 이전에 여자로서, 한사람으로써, 도저히 힘이 들 때가 많지만, 하루에도 수십 번 씩 왜 저런 행동을 할까저도 이해 못하고 시간이 지나고 자꾸 아이가 거꾸로 돌아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많고 말을 너무 안 듣고 고집을 부리고 막무가내일 때는 답이 없는 것 같고 계속되는 고민과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하기에 요즘 그런 고민들을 혼자 끙끙 앓기보다 남편과도 주위사람들과도 의논하며 털어도 놓고 조언도 듣고 합니다.

 

내가 살아야 내가 행복해야 내가 마음이 편안해야 남편에게도 아이에게도 그 좋은 에너지들을 줄 수 있다는 걸 알 것 같습니다.

그저 건강하기만 해달라고 했던 지난 고백 뒤에 사람 욕심이란 게 더 더 더를 바라고 원했지만 아이의 속도에 맞추어 천천히 잔잔히 너답게 커나가길 바라고

 세상과도 소통하며 밝고 언제까지 우리의 영원한 어린왕자이길 바란다고 아이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아직까지 우리사회는 장애인이라는 인식이 선진국 수준에 도달은 못하지만 많은 의식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또 가족구성원이 적어지고 다양한 가족 형태들이 나타나는 가운데 너무 개인주의가 심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부터 나의 아이만 잘 성장하고 더 나은 미래들로 꿈꾸는 것도 좋지만 다른 친구들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아이들이 건강하고 씩씩하게 밝게 자라나길 간절히 바랍니다.

 

   

 

TO. 힘들어하는 그대에게

 

끝까지 가보면 최악의 순간까지 결심해보면 본질만 남게 된다.

군더더기가 다 빠지고 비로소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어떤 것인지 알게 되고 깨닫게 된다.

그럼 내가 진짜 원하고 바라는 것에 집중하면 된다.

집중해서 그렇게 행동하면 된다. 내가 바라는 건 아이와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이전의 방식으로 똑같이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건 아니라고 했다. 내가 변하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

언제까지 기한이 없고 그냥 이 모든 일들이 나의 일이려니 받아들이고 모든 일들을 나의 계획과 생각과 결과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도 인지하고 예상하고

그럴 수도 있어 그렇게 안 될 수도 있어 못 할 수도 있어를 미리 내 맘속에 여유 공간을 만들고 나서 그런 일 발생해도 이미 그렇게 생각과 예상을 해놓은 상태이기에 당황스럽지 않고 힘들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었다.

받아들여보니 다른 새로운 일이 예고치 않은 일들이 펼쳐지곤 하더라. 그래서 이게 진정 삶을 살아가는 거라고 살아내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

예측불가능하고 내가 뜻하지 않는 어떤 일들을 발견하고 개척해가며 긍정적으로 생각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저도 너무나 자기 틀에 빠져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조금만 내려놓고 한발 살짝 물러서서 힘을 빼보면 무심한 듯 그럴 수도 있지 뭐 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힘든 일도 그렇게 어려운 일도 그렇게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은 일도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게 되어 집니다.

그나마 내가 해온 많은 일들 중 제일 쉬운 방법이 내가 변화하는 일이더라구요.

다른 사람을 자녀를 남편을 바꾸는 일보다 나를 내려놓다보면 한결 가볍고, 내가 변하니 남편이 자녀가 세상이 변하게 됩니다. 내편으로,


2021.06.16